간사이 공항에 도착 후 난바역까지 급행열차인 라피토를 타고 가기로 했다. 기다리면서 목이 말라 매점에서 커피와 함께 젤리처럼 보이는걸 샀는데.....ㄷㄷ 미역 냄새가 진동하는 지금까지도 정체를 모를 물건이었다. 도대체 이 제품은 왜 만들었으며 어디에 쓰는걸까. 잠시동안 이 물건을 담아뒀던 동생 가방 주머니에서는 3일동안 이 냄새가 가시질 않았다.

 

 

철인 28호를 모티브로 한 급행열차 라피토. 나고야에 다녀올때도 그랬지만, 떠나기 전에는 교통편 이용에 대해 패스를 살지 말지..또는 급행을 탈지 말지 고민을 엄청나게 했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그냥 눈에띄는거..금방 도착하는거 타게 되는거 같다. 잘 알아보지 못하는 내 성격탓도 있겠지만.

 

 

아직은 막 도착했다는 설렘이 있지만 ㅋ

 

 

 

난바역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러 짐을 두고 갈까 생각도 했지만 그 이동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어차피 저녁이면 들어갈 숙소인데 먼저가면 뭐하나..짐이 많지도 않은데 라는 생각에 그냥 나라로 향하는 차로 갈아탔다. 나라역에서 밥한끼 먹으려고 ... 태어난 이후 손에꼽을 고생을 할거라는걸 이때는 생각도 못한채..

 

 

 

킨테츠 나라역에 도착해서, '시즈카'라는 솥밥집을 찾으려고 했다. 가이드북에 맛있게 소개되어 있어서 맛있는 밥을 먹고 기운내서 도다이지고..고호쿠지고..돌아볼 생각이었다. 역 바로 옆 상가에 있다는 설명에..상가에 들어가서...그 시즈카라는 밥집을 찾으려고..적어도 예닐곱번은 상가를 돈 것 같다. 지금같으면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보기라고 했을텐데(아니..물어봤던거 같다..근데 다들 모른다고 했던거 같아..); 아무튼, 날씨도 무지 더웠고. 다리도 많이 아팠다. 물을 끊임없이 마셨지만 목은 계속 말랐고..처음에는 다른데 갈까 생각해서 다른 음식점을 둘러봤는데 마땅히 끌리는데도 눈에 띄지 않았다. 위치를 찾기위해 데이터로밍 가입하지 않은 핸드폰으로 블로그 검색도 했다. 이것이. 화근이었음.

 

불과 불로그 두세개를 본것 같은데 30초 간격으로 문자가 왔다. 데이터 이용요금 만원 초과..2만원초과..이런식으로 7만원 초과...그게 불과 5분 사이에 벌어진 일. 시즈카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는데 데이터 이용요금만 7만원을 썼다. 처음엔 믿기지 않았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것도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고호쿠지는 날씨가 더운데다가...밥도 못먹고..데이터요금 폭탄맞아서 보는둥 마는둥 하고 지나쳤다.

 

 

 

 

도다이지로 가는길에 있는 나라공원/사슴공원에는 이름그대로 사슴들이 엄청 많이 걸어다닌다. 책이나 블로그에서 소개한 내용과 사진만 보면 굉장히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일이지만..실제로 저 사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하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며..똥도 많이싸고..제법 냄새도 난다. 멀리서 지켜보면 멋진데..쟤들 앞에서 과자라도 하나 먹는날이면 끝까지 쫓겨다녀야 한다. 동생이 가방에서 빵을 꺼내 먹다가 사슴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계속 도망다녀야 했으며, 다른 사람들은 우릴 보면서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도다이지는 그 명성만큼이나 웅장하고 멋이 있었다. 본전 안에 있는 불상은 크기가 얼마나 크던지 그 위용에 압도당하고 말았다. 그놈의 시즈카를 수없이 찾아다니기도 했고,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다리가 많이 아파서 본전 안쪽의 난간에 걸터앉아 한참을 불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이 순간이 이 여행에서 크게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이다. 여행을 하면서 관광지를 도느라 정신없이 다니기만 하면...다녀와서 기억에 남는것이 없다. 이렇게 뜬금없는 순간. 잠시 숨을 돌리며 정적으로 머무는 순간들이야 말로 남들이 다 하는 여행이 아닌 바로 내가 하는 여행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즈카는 포기하고 다시 나라역으로 발걸음을 향하는길. 밥은 오사카에 넘어가서 먹자고..나라에서 밥때문에 흘린 눈물을 잊지않겠다며 터덜터덜 역으로 향하던 바로 그 때. 시즈카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어찌나 반갑고 원망스럽던지....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우리 말고 한테이블의 손님만 더 있어 무척 조용했다. 다리가 너무 아파 신발을 벗고 좌식 테이블로 올라갔다. 종업원이 가져다 주는 물을 마시며 감격의 눈물을 쏟을뻔했다.

 

 

 

 

나는 해물솥밥. 동생은 나물과 버섯이 들어간 솥밥을 시켰는데..오히려 비린내가 나는건 동생의 나물밥쪽이었다. 나는 정말 맛있게 해물밥을 먹었고 동생은 반도 못먹고 남겨버렸다. 결국 내가 다 먹긴했지만; 고생에 대한 보답이었던지 음식은 나무랄데 없이 맛이 좋았고..시즈카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다만 식당이 공원 입구쪽에서 출구쪽으로 이전했다는 것이 크게 홍보되지 않아...이런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만 제외한다면...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대략 10만원 짜리 솥밥 두 그릇(데이터 이용요금 포함)을 비우고 다시 오사카 난바역으로 향했다.

 

 

 

나라역으로 가는 길 나라시청(?) 앞 뜰에도 사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나라역에서는 난바로 가는 열차를 타기위해서 좀 서둘렀는데, 열차 선로의 끝부분이 막혀있고 열차가 거기까지 들어와서 죽 늘어서 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난바역에 도착하여 숙소인 코니텔에 들러 (코니텔 완전 대박! 어중간한 호텔보다 훨씬 좋았음!) 짐을 풀고 도톤보리로 나왔다. 남들 다 사진찍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특히 저 다루마의 쿠시카츠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절대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정말 저거 먹으러 다시 가자고 동생이랑 매번 이야기 할 정도임. 코니텔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수건을 따로 준비해야 한다는 건데,, 우린 준비해오지 않아서 돈키호테에 들러..무려 보라색 수건을 하나 샀음. 동생이 화장품 파우치도 두고오는 바람에 콩 두(豆) 글씨가 새겨져 있던..알 수 없는 화장품도 하나 샀음. 도톤보리의 저녁은 볼거리도 많아서 마냥 걸어다녀도 좋았음. 더워서 스벅에서 음료를 마시는데.. 스벅 종업원들이 정말 잘생겼음. 길거리 지나다녀도 잘생기거나 이쁜애들 한명도 못봤는데 모두 스벅에서 일하고 있었나봄. 탈 많았던 첫째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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