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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D2. 오호리공원 / 후쿠오카성 (20150717)


전날 늦게까지 돌아다니느라 피곤해서 아침엔 늦게까지 잠을 잤다. 늘 여행오면 오전엔 늘어지게 자는 편이지만 조금 더 늦게까지 잤다. 그리곤 일어나자 마자 나카강변을 산책하고 편의점 도시락으로 아침을 먹고 오호리 공원으로 향했다. 오사카 쪽으로 태풍이 지나가고 있어서 후쿠오카에는 내내 부슬비가 흩날렸다. 그것도 나름 운치가 있어 오히려 여행하기 좋았다.

 

오호리 공원이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 전체를 걸을 엄두는 못내고 눈에 보이는 까페에 들어갔다. 커피랑 소다음료를 주문하고 분명 푸딩을 주문한다고 했는데 머핀이 나왔다. 이름만 푸딩 어쩌고 였던걸까. 물어보기도 귀찮아 그냥 먹었는데 너무 맛있고, 창밖으로 보이는 호수도 너무 좋았다.

 

 


까페에서 나와 오호리 공원을 가로지르는 길이 있어서 무작정 걸어갔는데, 눈으로 보는것 보다는 멀어서 한참을 걸었다. 돌아갈 엄두를 못냈는데 마침 앞에 고코쿠 신사가 있어서 들어갔다. 이 신사의 입구에 있는 도리이가 일본에서 가장 큰 것이라고 읽은것 같다.

 

 

 

비가오는 신사 내부는 조용하고 아무도 없었다. 우리가 자갈을 밟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릴정도로 적막했다. 큰 감흥은 없이 그저 조용히 산책하기 좋았다. 

 

 

근처에 있는 후쿠오카 성터를 찾아갔는데 입구를 잘못 찾아서 빙빙 한참을 돌아 올라갔다. 저 멀리 야후 돔이 보이는 태풍 속 후쿠오카 풍경. 비가 오지 않았으면 후쿠오카 돔도 가보고, 모모치 해변도 가보고 싶었지만 모두 부질없는 짓인것 같아서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하카타역에 있는 야바톤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나고야에서 먹었던 추억의 돈까쓰라서 무척 반가웠는데 그 사이에 몰라보게 세련되어졌고 간이 좀 강해졌다. 이렇게나 세련된 전국적 체인점인줄은 몰랐다. 후쿠오카에서 식사를 할때마다 간이 짜서 계속 고생을 했다. 일본 다닐때마다 그랬던적이 없는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원래 후쿠오카가 간이 짠편인가, 내가 평소에 싱겁게 먹는 편도 아닌데.


 

 

밥을먹고 방황을 좀 하다가 나의 일본여행의 최고 관심사인 인형뽑기를 하러 요도바시 하카타로 향했다. 몬스터주식회사 피규어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커플이라서 저 큰 인형을 말도안되게 도전했는데, 두번 만에 성공. 둘다 놀라자빠질뻔. 다른 인형들도 거의 한두번에 뽑아서 완전 거만해짐. 거기서 만족하고 돌아갔으면 참 좋았을텐데, 무민인형에 혹해서 돈을 계속 썼다. 돌아서면서 생각하고 지금와서 생각해봐도 도저히 각이 안나오는 상황이었는데 왜 그렇게 무모하게 계속 도전을 했을까.

 


그리고 다시 저녁을 먹으러 백화점 9층을 서성이다가, 우설(牛舌)요리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여 20분 정도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원래 나는 특이한(?) 음식은 잘 먹지않는 편이라 나랑 정반대의 식성을 지닌 여자친구는 늘 아쉬워하는데 이번엔 내가 지고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정말 계속 소 혓바닥이라는 생각에 썩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도 보이는 비쥬얼은 마치 갈비살인듯 맛있어보여 한입 먹었는데, 딱 한입은 맛있었다. 그뒤로 조금 서걱거리는 식감도 별로고 좀 질기기도 하고, 간도 짰다. 왜 이렇게들 짠건지. 아무튼 저 아까운 우설 조각들은 다 먹지 못하고 남긴채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엔 우리의 피로회복제 오로나민C. 노래를 흥얼거리며 숙소로 돌아왔다.

 

전날 돈키호테에서 다 팔려버려 미처 손에 넣을 수 없었던 호로요이 복숭아 맛을 샀는데, 그냥 음료수 맛이었다.

그렇게 피곤에 쩔어 골아떨어진 두번째 밤. 다음날 아침 일찍 서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