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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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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D3. 헬싱키 CAFE EKBERG 디자인 박물관을 나와서 CAFE EKBERG로 향했다. 사실 여행지에서 그리 일찍 숙소를 나서는 편이 아니라서 아침부터 박물관 구경을 했더니 배가 좀 고팠다. 160년전 생겼다는 CAFE는 숙소에서 멀지 않아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또, 숙소에서 골목만 나오면 한국대사관이 있어서 괜히 반가웠다. (사진에 태극기가 손톱만하게 보인다;) CAFE EKBERG는 헬싱키 Old Church 근처에 있었는데, 그 공원이 괜히 내 느낌엔 좀 겁이났다. 뭔가 사건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헬싱키에서 유일하게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받은 곳이었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약간 경계심을 갖게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여행내내 잘만 지나다니긴 했다; 다행히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지는 않아서 무사히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허기진터..
신혼여행 D3. 헬싱키 디자인박물관 숙소 바로 앞에있어서 산책다닐때마다 젤 먼저 눈에띄던 디자인박물관. 건물 자체가 워낙 화려한데 헬싱키 예술대학의 학교건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핀란드의 디자인관련 작품들이 전시되어있는데 실생활과 관련된 자료들이 주를 이루었다. 생활소품, 주방용품 등 정말 실용적인 디자인. 숙소에서 나와 작은 길 하나 건너면 디자인박물관이었다. 저 앞쪽으로 아침마다 감격에 겨워했던 산책로.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좋았었다는 감정만 남아있을뿐. 북유럽 디자인 열풍에 맞춰 인기가 많은 마리메꼬는 언뜻 내 눈에는 정신없어 보일뿐이었는데, 저 신발주머니(?)의 디자인은 정말 최고! 나중엔 시내 쇼핑몰에 있는 마리메꼬 매장에서 폭풍쇼핑을. 우리 부부의 최애 캐릭터가 된 무민. 아..
신혼여행 D2. 우스펜스키대성당 우스펜스키성당으로 걸어가는길에 항구같은곳에 빨간 벽돌의 예쁜 건물이 있어서 그곳을 한참 바라보다가 건물 1층에있는 Johan & Nyström라는 까페에 들어갔다. 내부 인테리어도 꽤 멋있었고 분위기도 참 좋았는데 잠깐 머물러서인지 사진이없다. 커피와 탄산수를 마셨는데 기억에 남는건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더니 굉장히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직원의 표정. 그런건 없다고해서 그냥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왜 아이스커피가 없는것인지는 물어보지 못하고 그냥 주는대로 마심. 자리에 앉아서 처음으로 한국의 양가 부모님과 통화를 했다. 결혼식 이후 첫 통화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까페건물 뒤쪽에 있는 우스펜스키성당에 올랐다. 언덕위에 위치해있어서 조금 힘을내서 오르막을 올라야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헬싱키대성당보다 ..
신혼여행 D2. 헬싱키 대성당 새벽에 풀던 짐을 모두 내팽겨치고 쓰러지듯 잠들었지만 특유의 기질로 아침일찍 잠에서 깼다. 해가 든 집은 밤에 보았던 것보다 더 예쁘고 근사했다. 집을 조금 둘러보고는 무작정 산책을 나섰다. 어젯밤에 그렇게 무서웠던 골목들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무작정 바다방향으로 걷기 시작한지 5분만에 항구에 도착했다. 사실 길을 조금 헤매느라 뒷골목의 공사현장도 지나왔는데 그것도 살짝 겁이났다. 코너를 돌아 탁 트인 공간에 들어서니 헬싱키에서 처음 본 바다였고 아직 채 깨어나지 않은 헬싱키의 푸른빛(정말 도시 전체가 푸른빛이었다)이 펼쳐졌다. 여행의 첫 시작이어서인지 더욱 설레는 풍경이었고, 씻지도 않은채 부스스한 모습으로 한참을 걸어다녔다. 항구에서는 에스토니아와 스웨덴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는것 같..
신혼여행 D1. 인천-프랑크푸르트-헬싱키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서울 집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원래는 미리 싸지 못한 여행 짐을 싸기로 했는데, 정말 지쳐버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쓰러져 잠들었다. 다행히 다음날 오후 비행기라 오전에 일찍 일어나 짐을 싸는게 가능했다. 캐리어는 싫다는 나를 설득해 너는 각자 하나의 캐리어를 들자고 했고, 지나서 생각해보면 베낭을 메고 신혼여행을 가겠다던 내 생각보다는 그 편이 나았던것 같다. 전날 따로 받았던 축의금 뭉텅이를 집에 두기가 불안해 공항까지 들고가서 주변 눈치보면서 ATM기기를 이용해 입금을 하고, 끼니를 챙길 여유도 없이 부랴부랴 수속을 하러 들어갔다. 라운지에서 라면 하나 먹을 시간이 겨우 나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비행기에 올랐지. 비행기 안에선 그동안 못잔 잠을 보상이라도..
일본 훗카이도 D2. 오타루/삿포로 (20140731) 둘째날 아침 로손에서 산 도시락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호텔 체크아웃을 한 뒤 오타루 역으로 가는길. 그닥 끌리지 않아 사먹지 않았던 메론을 샀다. 아..정말 맛있었다. 너무너무 달고 시원했다. 안먹었으면 정말 후회할뻔. 오타루 역에 들러선 전날 오타루까지 오는 기차에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역무원에게 삿포로로 가는 급행열차에 대해서 묻고 또 물었다. 몇번의 확인을 하고 열차에 올랐다. 오타루를 떠나는 마음이 왠지 모르게 섭섭했다. 먼 바다를 바라보며 삿포로로 향했다. 삿포로 역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르기전에 먼저 삿포로맥주 박물관으로 향했다. 삿포로에서 들를 곳들과 다소 떨어져있었고, 역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들르기가 애매해서 가장 먼저 들러보기로 했다. 삿포로 역에서 코인로커에 짐을..
일본 훗카이도 D1. 오타루 (20140730) 나는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영화 의 열렬한 팬이다. 누구나 인생의 영화라고 꼽을만한 영화 한 편이 있듯 내겐 러브레터가 바로 그것이다. 거기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은 또 인생의 책 한권. 나는 눈이 많은 지방에서 태어나 스무해를 살았으니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내 고향 친구들이 모두 그렇지는 않으니, 개인적인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들로 내게는 훗카이도 특히, 오타루에 대해 오래된 로망이 있었다. 하지만 선뜻 찾아가 보지 못한것은 내 인생의 영화에 대한 내 감정은 조금 특별하다고(누구나 그렇겠지만) 생각했었고, 그곳에 찾아가 수많은 관광객처럼 촬영지를 기웃거리면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그 신비감을 깨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찾아가고 말았다. 그것도 십여년이 훨씬 지..
제주도 한라산 (20140313) 지난 주말엔 제주도에 다녀왔다. 주 목적은 한라산 등반. 그 동안 꽤 많은 이유로 제주도를 다녀오면서도 단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지만, 요즘 우리 커플은 등산에 열을 올리는 중이라서 한 번쯤 올라야하지 않겠냐며. 급하게 일정을 잡았다. 월요일이 업무상 꽤 중요한 날이었음에도 양해를 구하며 제주로 향했다. 매화 축제는 끄트막이었고, 꽃나무에는 새순이 통통히 올라있었다. 첫 날은 요즘 유명하다는 착한튀김집도 들르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우리 커플이 사귄지 일주일만에 온 제주도 (당연히 아무일도 없었던;)에서 너무 좋은 기억이 있는 에코월드의 곶자왈 산책도 하고. 사실 이 산책이 제법 쌀쌀한 날씨와 예전같지 않은 몸상태로 체력소모가 컸다. 저녁은 땅콩막걸리에 흑돼지를 먹고, 리조트에 들어와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